세월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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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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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자의 노래 - 신경림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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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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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0-04 09:55:28, 조회 : 9,384, 추천 : 1222 |
외진 별정우체국에 무엇인가를 놓고 온 것 같다.
어느 삭막한 간이역에 누군가를 버리고 온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문득 일어나 기차를 타고 가서는
눈이 펑펑 쏟아지는 좁은 골목을 서성이고
쓰레기들이 지저분하게 널린 저잣거리도 기웃댄다.
놓고 온 것을 찾겠다고
아니, 이미 이 세상에 오기 전 저 세상 끝에
무엇인가를 나는 놓고 왔는지도 모른다.
쓸쓸한 나룻가에 누군가를 버리고 왔는지도 모른다.
저 세상에 가서도 다시 이 세상에
버리고 간 것을 찿겠다고 헤매고 다닐는지도 모른다.
동국대 석좌교수인 김경림 시인은 1956년 '문화예술'에
시 '낮달'과 '갈대' 등이 추천돼 등단했다. 그러나 전쟁
직후 폭격으로 허물어진 집과 사람들 사이에서 '시 쓰는 일'
에 회의를 느낀 시인은 10여 년 간 시골을 떠돌았다.
공사장과 장터를 전전하며 만난 사람들의 삶을 아파했던
시인은 '만약 다시 글 쓸 기회가 온다면 이런 사람들의
정서, 설움 같은 것을 외면하지 않겠다' 다짐했고, 그래서
쓴 시가 '파장'과 '농무' 같은 시였다.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이발소 앞에 서서 참외를 깍고
목로에 앉아 막걸리를 들이키면
모두들 한결같이 친구 같은 얼굴들' (파장)
이후 유신과 독재에 맞서는 무기로서의 시와, 많은 사람을
감동시킬 시 사이의 갈등으로 80년대를 지냈으며, 도시
외곽지대 빈민들의 삶을 노래한 '가난한 사랑노래'같은
서정미 넘치는 시를 쓰기도 했다.
이제 작가 생활 40년을 넘긴 시인의 시를 사람들은 '넉넉함',
'포용' '여백' 등으로 읽어내고 있다.
요즈음 8살된 외손자를 위해 동화를 쓰고 싶다는
칠순을 바라보는 시인의 꿈이 이루어지길 바라면서......
大雲 ...()...
[출처] 현대불교 389호, http://www.budd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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