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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가 ‘영어 삼매(三昧)’에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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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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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27 14:36:28, 조회 : 10,058, 추천 : 1649 |
스님들 영어 삼매경
산사가 ‘영어 삼매(三昧)’에 빠져들고 있다.
한국 선불교의 세계화가 올 한국불교의 최대 화두로 등장한 가운데 ‘법보사찰’ 해인사가 외국어 학림을 개설하고 봉선사, 화계사 등 대형 사찰들이 영어교실을 운영하는 등 산중에 영어독송이 가득하다. 또 화계사와 무상사, 대전 자광사 등은 영어법회로 국내 외국인들에게 다가가는 등 한국불교의 세계화를 향한 움직임이 ‘영어배우기’를 통해 본격화되고 있다.
해인사의 ‘외국어 학림’은 스님들을 위한 본격적인 영어전문 교육기관이다. 국내 사찰에서 최초로 설립되는 2년제 학당으로 자격심사를 통과한 15명의 비구니 스님들이 영어교육을 받고 국제전법사로 나서게 된다. 현재 대부분의 준비가 마무리됐고 강의를 맡을 외국인 교수들을 섭외중이다. 일단 비구니 스님들로 시작한 뒤 점차 비구스님들로 확대할 계획이다.
매일 8시간, 주 40시간씩 영어회화, 읽기, 쓰기, 듣기 등을 교육한다. 또 토·일요일에는 6시간, 4시간짜리 특별반을 운영한다. 1년간은 영어회화에 주력하고 2년째부터는 불교관련 문제에 대한 토론과 쓰기, 읽기, 말하기를 통해 포교활동에 필요한 능력을 높이게 된다.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고 특별히 정해진 시간에만 한국어를 쓸 수 있다.
해인사측은 “외국어 학림은 스님들이 단순히 영어를 배우고 익히는 데서 벗어나 한국의 선불교를 해외에 알릴 수 있는 언어적, 불교적 역량을 기르기 위해 개설됐다”며 “학생선발이 끝나고 교수 영입이 마무리되는 대로 수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불교를 세계에 알린 숭산 스님이 주석했던 화계사는 사찰에 영어바람을 일으킨 본산이다.
국제선원의 외국인 스님들이 개설한 3개 ‘일요 영어반(Sunday Class)’은 4~5명씩 그룹별 수업, 주제토론 형식으로 진행된다. 현재 호주 출신의 법현 스님과 외국인 강사가 맡아 진행중이다. 일요일 오후에는 현각, 대봉 스님이 진행하는 영어법회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인터넷 영어반 카페도 개설했다.
봉선사는 스님과 신자들을 위한 ‘영어학당’을 개설하고 있다. 등산을 좋아하는 주지 철안 스님이 히말라야 등지에서 만난 외국인들에게 불교를 이해시키는데 어려움을 느낀 뒤 이 학당을 개설했다. 스님과 행자승, 일반 신도들이 참가한 가운데 매주 화요일 오후 2시부터 두시간 동안 진행된다.
철안 스님은 “해외포교보다는 외국인에게 불교를 설명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는 것이 목적”이라며 “티베트 불교의 세계적 유행은 달라이 라마의 힘도 크지만 승가의 유창한 영어실력이 큰 몫을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조계종 종립대학인 동국대 불교대학도 스님들의 영어능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02년부터 토익기준 550점을 넘어야 졸업이 가능한 ‘영어패스제’를 실시중이다. 또 천태종의 금강대학도 교수진과 기자재를 활용, 스님들의 영어능력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배병문기자 bm1906@kyunghyang.com〉
[기사 출처] 2005.03.24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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